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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 군함에 “꺼져라”…우크라 군인 훈장 받았다

등록 2022-03-30 16:40수정 2022-03-31 02:30

경비대원 포로 교환으로 풀려나
고향인 체르카시 당국 훈장 수여
초기엔 전사했다고 잘못 알려져
일화 상징 우표 디자인도 공모
우크라이나 중부 체르카시 주지사 이호르 타부레츠(왼쪽)가 29일 즈미이니섬 국경 경비대원 로만 흐리보우에게 훈장을 준 뒤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중부 체르카시 주지사 이호르 타부레츠(왼쪽)가 29일 즈미이니섬 국경 경비대원 로만 흐리보우에게 훈장을 준 뒤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군함의 투항 요구에 욕설과 함께 “꺼져라”라고 답했던 우크라이나 군인이 훈장을 받았다. 전사했다고 초기에 잘못 알려졌으나,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을 통해 집으로 돌아와 상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중부 체르카시 주지사 이호르 타부레츠는 29일 국경수비대원 로만 흐리보우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체르카시 당국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타부레츠 주지사가 국방색 셔츠를 입은 흐리보우에게 “조국을 지키는 다른 방어자들과 마찬가지로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메달을 수여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흐리보우는 “도움을 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매우 감사하다. 힘과 정의는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흐리보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흑해에 있는 면적 0.17㎢의 작은 섬인 즈미이니에서 동료들과 근무하고 있었다. 오후 이들 앞에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경비함 바실리 비코프가 나타났다. 이 함선은 무전으로 즈미이니섬 경비대원들에게 “불필요한 유혈과 희생을 피하기 위해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기를 권고한다. 그러지 않으면 포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즈미이니섬 경비대원들 사이에서 잠시 대화가 오간 뒤 흐리보우가 입을 열었다. “러시아 군함, 꺼져라!” 이 대화를 녹음한 파일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졌고,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상징하는 구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즈미이니섬 경비대원의 일화를 기념하는 우표 디자인으로 선정된 그림. 트위터 갈무리
즈미이니섬 경비대원의 일화를 기념하는 우표 디자인으로 선정된 그림. 트위터 갈무리

이들의 사연은 대원 13명 전원이 전사했다고 잘못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사건 당일 국경 경비대원들이 “마지막까지 방어하다가 영웅적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즈미이니섬에 있던 우크라이나 군인이 82명이었으며 모두 항복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개전 사흘 만인 지난달 27일 즈미이니섬 경비대원들이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첫 발표를 수정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이 “(우크라이나가 붙잡은 러시아인과) 교환됐다. 러시아가 제안해 주저하지 않고 교환했다. 숨진 이들도 있다. 그들은 영웅”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우체국은 이달 초 즈미이니섬 경비대원의 일화를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한다며 디자인을 공모했다. 군인 한명이 해안으로 다가오는 군함을 쳐다보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모습의 디자인이 12일 최종 선정됐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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