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 모스크바 외곽 집무실에서 화상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31일 러시아가 지정한 이른바 ‘비우호 국가’의 경우 러시아산 가스를 구매할 때 자국 통화인 루블로 결제하는 새로운 절차를 규정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이런 (비우호) 국가들 계약자들에게 분명하고 투명한 제도를 제안한다. 러시아산 가스를 구매하려면 러시아 은행에 루블 계좌를 열어라. 4월 1일부터 이 계좌를 통해 가스가 공곱되고 대금이 지급될 것이다”고 말했다고 <리아 노보스티>는 전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이런 (루블)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이런 구매자에 대해 불이행(가스 공급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 아무도 우리에게 공짜로 무엇을 팔게 할 수 없다. 우리는 자선기관이 아니다. (루블 지불을 하지 않으면) 기존 계약은 중단될 것이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의 금융 자회사인 ‘가스프롬방크’에 가스 대금 결제를 위한 루블 계좌를 개설하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3일 푸틴 대통령은 비우호국 대상 천연가스 대금 결제 방식을 기존 유로나 달러 대신 루블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푸틴의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서방의 제재로 급락한 루블의 가치를 떠받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러시아 천연가스 주요 수입국인 유럽연합(EU) 국가들을 겨냥한 이런 발언에, 유럽연합 국가들은 계약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러시아는 경제제재에 반발해 경제제재에 동참한 나라들인 유럽연합 회원국과 미국, 영국, 한국, 일본 등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상태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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