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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EU 집행위원장 우크라에 빠른 무기 공급 촉구…독일의 선택은?

등록 2022-04-18 17:00수정 2022-04-19 02:33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최대한 신속 지원해야
중화기와 경화기 구분하지 않는다”
우크라 정부 독일에 레오파르트 탱크 등 요청
숄츠 정부 러시아 공격 목표 될까 신중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가운데)이 지난 8일 러시아군의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장소로 지목된 우크라이나 부차의 묘지를 방문해 안내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가운데)이 지난 8일 러시아군의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장소로 지목된 우크라이나 부차의 묘지를 방문해 안내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회원국들이 종류를 가리지 말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최대한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는 탱크 등 대형 무기를 지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7일 실린 독일 <빌트> 인터뷰에서 “(무기 지원이 가능한) 회원국은 모두 신속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서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방어 투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지난 8일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대량학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우크라이나 부차를 방문한 바 있다. 그는 “나는 이 (부차) 방문으로 러시아의 잔인하고 정당하지 않은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자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제공하는 것을 찬성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중화기와 경화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방어에 필요하고 다룰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받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전쟁이 최악의 경우 몇년간 지속될 수 있다며 유럽연합의 여섯번째 제재안으로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반크 제재와 석유 금수 조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이 제공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등은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평원이 많은 동부 공격에 집중하며 전력을 재정비하고 있는 러시아에 맞서려면 탱크와 장갑차 등 대형 무기가 필요하다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체코는 이달 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소련 시절 개발된 T-72M 탱크를,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하기 위해 지대공 미사일인 S-300을 지원했다. 미국도 지난 13일 헬기와 장갑차 등 대형 장비 지원을 공언했다.

독일 <벨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독일에 독일연방군의 자주포 PzH 2000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독일은 2024년까지 이를 대체할 새 자주포를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우크라이나는 레오파르트 탱크, 마르더 장갑차, 게파르트 자주대공포의 지원도 요청했으나, 독일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전쟁 전에 헬멧 5000개 지원에 그쳤다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다음엔 베개를 줄 것이냐”고 비난을 산 바 있다.

독일이 공격용 대형 무기 지원에 주저하는 근본 이유는 러시아와 직접적 군사 충돌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러시아가 지난 12일 미국에 “(우크라이나 무장화는) 지역과 국제 안보에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의미한다”며 나토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외교문서를 보냈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은 대형 무기를 지원하려면 ‘나토의 통일적 견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의 자체 판단이 아닌 나토 차원의 결정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신중론에 대해 연립정부에 참여한 녹색당의 안톤 호프라이터 의원은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유럽·전세계에서 독일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14일 비판했다. 숄츠 정부는 이튿날인 15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외 군사 원조 예산을 20억유로(2조6653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마르코 부슈만 독일 법무장관은 16일 <벨트>와 한 인터뷰에서 탱크 같은 대형 무기를 제공해도 우크라이나가 방어적 용도로 사용한다면 국제법상 러시아와 독일이 전쟁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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