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침공받은 쪽 자유 지켜야”…독, 우크라 ‘공격 무기 지원’ 논쟁 결론

등록 2022-05-10 18:08수정 2022-05-11 02:46

대공포 등 ‘대형무기’ 지원 놓고 논쟁
작가·학자 등 28명 “전쟁 확대 위험”
한편에선 “푸틴의 파괴 의지에 맞서야”
숄츠 총리 “피침략국 지켜야” 매듭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베를린에서 회담한 뒤 정상회담에 나서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베를린에서 회담한 뒤 정상회담에 나서고 있다. 베를린/AFP 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총리가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인 8일 텔레비전 대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본격적인 ‘공격 무기’를 제공하는 문제를 두고 이어진 논쟁에 “침공받은 쪽의 권리와 자유를 지켜야 한다”며 마침표를 찍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방침을 재차 명확히 밝힌 것이다.

독일 정부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에 게파르트 자주대공포 50대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힌 뒤 독일 사회에선 이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일었다. 독일 여성운동의 대모 알리스 슈바르처(79)가 이튿날인 29일 자신이 발행하는 여성주의 잡지 <에마> 홈페이지에 알렉산더 클루게 등 독일의 저명한 작가·학자·영화인 28명의 성명을 공개한 것이다. 이들은 이 글에서 “우크라이나에 중무기를 대량 지원하면 독일이 교전자가 되며, 러시아의 반격으로 세계대전이 발발할 위험이 있다”며 “정당한 저항도 언젠가는 참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이 확대되고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독일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러자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전 녹색당 정치인인 랄프 퓌크스(70)는 인권운동 인터넷플랫폼(change.org)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파괴 의지에 대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서한에는 헤르타 뮐러, 다니엘 켈만 등 57명의 문화계 인사가 서명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 독일 연방의회 국방위원회 의장은 무기 공급을 반대하는 이들을 “엉덩이가 따뜻한(편안하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독일의 저명한 주간지 <슈피겔>도 칼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저항하면 없애겠다고 위협하는 전 남편에게 성폭행당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며 “우세한 침략자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중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갈등을 부추긴다’고 낙인찍는다면 도덕적 나침반을 잃는 것”이라고 썼다. 독일 녹색당 원내총무 브리타 하셀만 역시 일간 <슈투트가르터 차이퉁>에 “푸틴이 국제법을 어기고 유럽의 자유로운 나라를 침공해서 도시를 파괴하고 시민을 학살하고 조직적으로 여성을 성폭행하는데 어디에 타협이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숄츠 총리는 지난달 28일 최종 방침을 밝힐 때까지 무기 지원 여부에 대한 확답을 회피해 언론과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저명한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93)는 <쥐트도이체 차이퉁> 기고문에서 “숄츠의 신중한 태도는 옳다”고 감싸는 태도를 보였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