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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 전범조사 정보 캐내려 했나…국제형사재판소 스파이 적발

등록 2022-06-17 14:37수정 2022-06-17 14:53

네덜란드 정보당국, 브라질인 행세한 러 스파이 적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 인턴합격 뒤 입국단계서 체포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검사 카림 칸(왼쪽)이 지난 4월13일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이리나 베네딕토바와 함께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집단 매장지를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검사 카림 칸(왼쪽)이 지난 4월13일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이리나 베네딕토바와 함께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집단 매장지를 방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 스파이 요원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잠입하려는 것을 적발했다고 네덜란드 정보당국이 16일(현지시각) 밝혔다.

네덜란드의 종합정보보안국(AIVD)는 이날 러시아군 총정보국(GRU) 요원인 세르게이 블라디미로비치 체르카소프(36)가 브라질인 빅토르 뮬러 페레이라로 위장해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에 인턴으로 일하기 위해 입국한 것을 붙잡아 브라질로 돌려 보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체르카소프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인턴 모집에 응모해 합격한 뒤 지난 4월 네덜란드에 입국했다. 그는 10년 이상 브라질인으로 행세해 왔지만 서구 정보기관은 러시아군의 비밀 정보요원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네덜란드 정보당국은 어떻게 이 인물의 정체를 확인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체르카소프는 네덜란드에 도착하자마자 “잠재적으로 매우 높은” 위협으로 지목되어, 입국이 거절되고 브라질로 송환됐다. 네덜란드 종합정보보안국은 “그는 ‘일리걸’(illegal)로 더 잘 알려진 러시아의 특수 비밀요원”이라며 “일리걸은 오랫동안 신분을 숨기고 외국인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발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체르카소프는 국제형사재판소에 잠입해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조사와 관련한 자료와 정보에 접근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된다. 국제형사재판소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2008년 조지아 전쟁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보당국은 그의 자술서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0년 8월 오래 전 헤어진 아버지를 찾아 리우데자네이루에 왔으며, 이후 아일랜드와 미국 등에서 대학을 다니며 브라질 유학생으로 행세했다. 국제형사재판소 인턴 응모에는 2020년 졸업한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 교수가 추천장을 써줬다.

브라질 경찰은 “그가 정교한 위조 기술을 이용해 부모가 사망한 브라질 남자로 신분을 위장하고 있었다”며 “위조서류 사용 15건 등 범죄행위와 연루된 혐의로 체포돼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2018년에도 러시아군 총정보국 요원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2014년 말레이시아 민항기 추락 사건을 조사하는 국제기구에 대한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말레이시아 민항기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쪽이 쏜 미사일에 격추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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