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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탱크 올라간 우크라 아이들…“치우지 맙시다” [영상]

등록 2022-06-18 11:40수정 2022-06-19 16:15

우크라이나를 다시 가다 (13)
키이우 외곽 드미트리우카 마을 르포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놓인 러시아군의 장갑차와 탱크 등을 부차에서 올하 소키르코의 남편과 아들이 살펴보고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놓인 러시아군의 장갑차와 탱크 등을 부차에서 올하 소키르코의 남편과 아들이 살펴보고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적군의 탱크는 이제 고물 덩어리가 됐다. 강철같을 줄만 알았던 러시아군의 전차는 부서지고, 찢기고, 찌그러졌다. 녹이 슬었다. 사람들은 탱크들을 사람들이 들고 나는 마을 어귀에 ‘전시’하기로 했다. 그들이 우리를 침략했지만 우리는 물러서지 않았고, 맞서 싸웠으며 결국 마을을 지켜냈음을 알리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놓인 러시아군의 장갑차와 탱크 등을 부차에서 올하 소키르코의 남편과 아들이 살펴보고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놓인 러시아군의 장갑차와 탱크 등을 부차에서 올하 소키르코의 남편과 아들이 살펴보고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6일(현지시각) 오후에도 사람들은 드미트리우카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에 전시된 러시아군의 탱크를 구경하러 몰렸다. 올하 소키르코(42)와 남편, 아들도 이날 이곳을 찾았다. “처음엔 여기 왔을 때는 너무 충격을 받아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어요.” 올하와 그의 가족이 말했다. 이들이 러시아군의 탱크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 이번이 두 번째다. 이제는 탱크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직접 올라가 보기도 한다. 올하네 가족이 사는 아파트는 러시아군이 쏜 폭탄에 맞아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을 이용해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을 이용해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전시된 러시아군의 탱크 10여개는 모두 외부가 심하게 찢기거나 녹아내린 상태였다. 지난 두 달여 동안 바깥에서 비를 맞아서인지 빨갛게 녹이 슬었다. 거미들이 실을 뽑아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어떤 것은 탱크의 머리 부분이 날아가 나동그라져 있다. 바퀴의 고무도 녹아 거의 사라졌고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곳곳엔 시꺼멓게 탄 흔적이 남았다. 철 덩어리가 된 탱크 주변에는 탄피가 굴러다녔다.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 탱크를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전차 머리에 올라타 보기도 한다.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기념 촬영을 한다.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6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 드미트리우카 지역 고속도로에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 사용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있다. 드미트리우카/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드미트리우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28㎞쯤 가면 나온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24일 전쟁을 선포한 뒤 수도 포위 작전을 실행하며 키이우 북서쪽에서부터 밀고 내려왔다. 수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곳 마을을 침략했다. 탱크를 타고 집이든, 차든 가리지 않고 밀고 지나갔다. 러시아군은 지난 3월 한때 드미트리우카의 14개 마을 중 상당 수를 점령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굴복하지 않았고 거세게 반격했다. 그 결과 마을의 주인들은 자기들의 땅을 되찾았다.

드미트리우카/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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