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 국적의 화물선 ‘풀마 에스’(Fulmar S)가 5일(현지시각) 흑해를 항해해 우크라이나로 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월 말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아나 흑해 연안 항구에 외국 국적 선박이 곡물 선적을 위해 입항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기간산업부 장관은 6일 소셜미디어에 바베이도스 국적의 화물선 ‘풀마 에스’ (Fulmar S)가 흑해의 초르노모르스크항에 입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우리 항구가 더 많은 선박의 입항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특히 2주 안에 적어도 하루 3~5척의 선박이 이용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쿠브라코우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궁극적으로 흑해 항구를 통해 한 달에 곡물 300만t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지난해 수확한 곡물 2천만t 가량이 수출되지 못하고 묶여 있다. 이 추세대로 수출이 이뤄지면 6~7개월이 지나야 쌓여 있는 곡물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곡물수출이 재개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위험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러시아 도발과 테러 위협은 남아있지만, 우리 파트너들이 각자 책임을 다하고 공급의 안정을 보장하면 전세계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흑해를 봉쇄하면서 중단됐다가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이달 들어 극적으로 재개됐다. 흑해 항로의 안전은 두 나라의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러시아·유엔·튀르키예가 함께 구성한 공동조정센터(JCC)에 의해 관리된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옥수수를 실은 ‘라조니’가 오데사항에서 첫 출항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6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의 접근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핵의 안전을 기술적으로 지원할 국제원자력기구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며 두 나라가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 중인 남부 지역의 탈환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며,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커다란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는 테러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먼저 발전소를 포격했다고 반박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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