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미국이 자국 주력 전차인 레오파르트2와 에이브럼스 탱크를 각각 지원한다고 밝히자, 서방은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탱크가 “불타버릴 것”, “독일이 2차 대전의 책임을 포기했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5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과 협력국의 올바른 결정”이라며 “(영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챌린저2 전차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방어적 화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저녁 수낵 총리는 다시 트위터에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동맹국 지도자들과 “좋은 통화를 했다”며 “우리에게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한 지속적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할 창이 있다. 계속해나가자”는 메시지를 냈다.
독일 정부에 레오파르트2 지원을 압박해 온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이날 트위터에 독일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러시아를 막기 위한 큰 발걸음이다. 우리는 함께 더 강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지원 결정에 대해서는 “유럽의 평화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적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이날 성명을 내어 “프랑스는 독일의 결정을 환영한다”라며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AMX-10 RC 장갑차를 언급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숄츠 총리와 독일의 결정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베를린의 결정이 “중요하고 시기적절했다”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트위터에 미국의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을 “아주 환영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나토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의 자기방어를 위한 지원에서 단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제공하기로 한 챌린저 2, 독일의 레오파르트 2 탱크에 더해 에이브럼스까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데에 상당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크게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탱크들이 “불타버릴 것”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기술적으로도 실패한 계획”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전달된 무기의 “잠재력이 과대평가됐다”고 했다.
세르게이 네차예프 주독일 러시아 대사는 성명을 통해 “베를린이 키이우에 레오파르트 2 탱크를 지원하기로 한 결정은 극도로 위험하다”며 “갈등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독일 정치인들의 발표와 배치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결정이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가 러시아인에게 저지른 끔찍한 범죄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최종적으로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독일의 결정으로 이번 전쟁이 모스크바에 대한 “사전에 계획된 전쟁”이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핀란드를 비롯해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보내는 데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하는 전차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가 됐다고 했다. 스페인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레오파르트 전차 지원에 열려있음을 확인했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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