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스부르크 시내 입간판이 서 있는 뒤쪽으로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 입간판에는 무장한 러시아 군인 사진과 함께 “우리가 조국을 지킨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 경제가 지난해 -2.1%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각) 러시아 당국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서방의 제재로 타격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2.1% 성장은 전문가들의 애초 예상보다 선전한 것이다. 영국의 경제연구소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리암 피치는 “러시아 경제가 지난해 2분기 서방의 제재로 타격을 받은 뒤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다만 아직 경제 활력이 약한 데다 서방의 제재 등 역풍도 여전히 남아 있어 러시아 경제가 지속 가능한 회복에 이르려면 올해 후반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서는 지난해 9월 -2.9% 성장을 예측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성장률이 -3% 안팎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애초 -3.4% 성장을 예상했다가 지난달 말 뒤늦게 -2.2% 성장으로 수정했다.
일부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당국이 발표하는 경제 관련 통계의 신뢰성에 대해 물음표를 다는 시각도 있지만,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재빠른 당국의 대응 등으로 예상보다 훨씬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물가상승률도 지난해 4월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20년 만에 최고치인 연간 17.8%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에는 12% 남짓한 수준으로 낮아지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인 엘비라 나비울리나는 올해 중반쯤 경제성장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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