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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젤렌스키 “중, 러 무기 지원 땐 3차 대전 위험…평화의 편 서 달라”

등록 2023-02-26 17:43수정 2023-02-27 02:30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1년째인 24일(현지시각)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에프페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1년째인 24일(현지시각)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에프페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원조를 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3차 세계대전 위험성을 높일 것”이라며 “평화와 공정성의 편에 서 달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임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말 믿고 싶다. 중국이 평화와 공정성의 편에 설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 중국 기자가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지적하자 “당신이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일 수 없다고 믿는다. 민간인은 죽여선 안 된다. 핵발전소를 점령해선 안 된다. 전세계에 위험하다. 우리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도 동의한다고 말해주겠느냐”라고 역으로 물었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문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중국은 이 문서에서 이번 전쟁을 정치적으로 풀기 위해 해야 하는 조처 12가지로 △각국의 주권 존중 △전투 중단 △평화교섭 개시 △핵무기 사용 반대 등을 열거했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영토 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 같은 내용은 없었지만, 러시아가 희망하는 일방적인 제재를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은 포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몇 가지 동의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면서도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는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나아가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 임무는 하나(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모두를 단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싶다며, 회담이 이뤄진다면 “양국에도, 세계의 안전 보장에도 유익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중국 역할론을 ‘우회적으로’ 견제하는 듯한 답변을 했지만, 우크라이나 내부에선 거친 비판의 목소리가 나았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25일 트위터에서 중국을 언급하며 “글로벌 플레이어라 주장한다면 비현실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국제법을 어기고 전쟁에서 패할 침략자에게는 내기를 걸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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