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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미 기밀문서 “우크라 방공망 지탱 미사일 4~5월 바닥”

등록 2023-04-11 08:17수정 2023-04-11 08:25

방공망 붕괴 땐 핵심전력 포병·기반시설 폭격 우려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최근 유출된 미 국방부 문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충분한 무기가 공급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방공망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체 전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극히 민감한 정보여서 향후 관련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뉴욕 타임스>는 9일(현지시각) 최근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문서와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신문이 입수한 유출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사용하고 있는 S-300과 부크 방공 시스템용 미사일의 재고가 각각 5월 초와 4월 중순이면 완전히 바닥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두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가동을 멈추면 우크라이나군과 기반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폭격 등에 대응할 수 없다. <뉴욕 타임스>는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가동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치명적인 전투기, 폭격기를 동원해 직접 위협을 가해도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지상 부대와 핵심 시설들을 더 자유롭고 과감히 공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문서엔 그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5월23일께 “완전히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도 들어 있다. 신문은 해당 문서가 미사일 소비량에 대한 평가에 기반해 지난 2월28일 작성된 것으로 이 예측이 지금도 적용되는지, 그동안 변경됐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 방공망은 러시아군이 드론과 미사일을 통해 거듭 공습을 퍼부으며 크게 소진된 상태다. 이 공격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미사일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견줘 러시아의 공군은 아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 타임스>는 또 다른 유출 기밀문서를 통해 현재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러시아 전투기가 총 485기로 우크라이나(85대)보다 많다고 전했다.

세계 현대 군용기 목록(WDMMA)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투기 912기, 폭격기 121기 등 상당한 양의 공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 2월 미국 <엠에스엔비시>(MSNBC)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러시아 공군은 그렇지 않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쟁 초기 여러 군사 전문가들도 미그기와 차세대 수호이 전투기를 등에 업은 러시아 공군이 개전 몇달 안에 승리를 위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군이 거세게 저항하고 방공망이 러시아의 집요한 공격을 어느 정도 막아내면서 지금까지 전쟁을 이어왔다.

미국의 우려대로 우크라이나의 방송망이 약화되면, 지상 전력, 특히 포병이 즉각 위협을 받게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포병은 지난해 가을 이후 반전 공세를 이끌어온 핵심 전력이다. 이 전력이 무방비 상태에서 러시아의 공습에 무너지면, 현재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고 있는 전황이 급변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지원하기 위해 고심 중이지만, 우크라이나에 적기에 충분한 충분한 원조가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지난해 10월 독일은 이리스-티(IRIS-T) 대공 미사일을 보내기 시작했고, 11월엔 미국과 노르웨이가 함께 생산한 나삼스가 처음 도착했다. 우크라이나군 수십명이 이달 미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훈련을 마치고 다시 전선에 배치된다. 미 국방부의 무기 조달 관련 당국자들이 동맹국들의 무기고를 샅샅이 뒤지면서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도 155㎜ 포탄에 이어 방공망도 지원하라는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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