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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스위스 DNA에 전쟁은 없다”…타국 보관 탱크도 우크라 지원 거부

등록 2023-06-29 11:48수정 2023-06-30 11:56

독일군의 레오파르트-2 탱크가 26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독일-리투아니아군의 연합훈련인 ‘그리핀 스톰’에 참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독일군의 레오파르트-2 탱크가 26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독일-리투아니아군의 연합훈련인 ‘그리핀 스톰’에 참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스위스가 중립 유지 규정을 들어 독일의 주력 전차인 레오파르트 탱크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거부해 논란이 예상된다.

스위스의 최고 행정기구인 연방평의회는 28일(현지시각) “레오파르트 탱크 92대의 판매는 스위스의 현행법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특히 이는 전쟁군수품법을 위반할 것이며, 스위스의 중립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결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스위스 연방평의회는 연방의회에서 선출된 각료 7명으로 구성되며, 이들 중 한 명이 호선으로 임기 1년의 대통령을 맡는다.

문제의 레오파르트 탱크는 2016년 스위스 군수업체 루아크(RUAG)가 이탈리아군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이 탱크는 스위스군과 아무 관계없이 순전히 사업적 목적으로 구매됐다. 따라서 스위스에 배치된 적도 사용된 적도 없었다. 지금도 이탈리아에 보관되어 있다.

루아크는 올해 초 스위스 정부에 이들 탱크의 수출 승인을 요청했다. 루아크는 독일 군수업체 라인메탈이 독일 정부의 지원 하에 이들 탱크를 구매해 수리한 뒤 우크라이나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요청을 불허한 스위스의 결정은 오랜 전통으로 유지되어온 스위스의 외교적 중립정책에 충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대반격’ 작전에 나선 중요한 상황에서 핵심적 군수품의 지원을 거부한 것이어서, 미국과 유럽 주변국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스콧 밀러 주스위스 미국 대사는 “스위스가 계속 우크라이나 지원에 까다로운 태도를 보인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지정학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프랑스 대사도 스위스가 바뀌지 않으면 “유럽의 문제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대전환’을 선언하며 탱크 지원 결정을 내린 독일도 스위스의 완고한 태도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스위스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여론조사에선 중립 정책을 완화해 스위스제 군수품의 우크라이나 인도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지만 정부의 태도는 아직 요지부동이다. 알랭 베르세 연방 대통령은 올해 초 언론인터뷰에서 “전쟁은 스위스의 디엔에이(DNA)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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