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각)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 군인들이 자국 군사지역에서 벨라루스 병사들의 훈련을 돕는 교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벨라루스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폴란드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벨라루스와 접한 국경을 폐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리우시 카민스키 폴란드 내무부장관은 27일(현지시각)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지역을 찾아 “폴란드나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 국경에서 (러시아 용병) 바그너(와그너) 그룹이 연루된 심각한 일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함께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카민스키 장관은 “이것(국경 폐쇄)이 벨라루스의 완전한 고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등 벨라루스와 인접한 국가들은 최근 벨라루스로 이동한 바그너 그룹의 움직임을 주시해 온 바 있다. 지난달 23일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무장 반란이 하루 만인 24일 끝난 뒤 일부 바그너용병은 벨라루스로 이동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벨라루스 국방부는 바그너대원들이 수도 민스크에서 동남쪽으로 65마일(약 105㎞) 떨어져 폴란드 국경과도 멀지 않은 아시포비치 인근 영토방위군 기지에서 자국 병사를 훈련시키는 사실을 사진,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닷새 뒤인 19일 폴란드는 자국 병력을 벨라루스와의 국경이 있는 동부로 이동시키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향후에도 국경 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함께 국경 지역을 방문한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바그너 그룹을 “폴란드 국경에 나타난 새로운 위협”이라면서 “무자비하고 극도로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폴란드는 2년 넘도록 동쪽 국경에서 하이브리드 공격을 받고 있다”라며 올해 초부터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들어오려는 불법 월경시도가 1만6천건 이상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순히 국경을 넘으려는 불법적인 시도가 아니라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KGB)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폴란드의 평화와 질서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 정부는 2021년부터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으로 들어오려는 이주민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 중동,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를 떠넘기려는 벨라루스 당국의 의도적인 계획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폴란드는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5m 높이의 장벽을 건설하는 등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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