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부주석 시절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로스앤젤레스의 국제연구학습센터에서 학생들이 양국의 우의 증진을 기원하는 문구를 넣어 선물한 티셔츠를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한겨레> 자료사진
“대선에서 이겼을 때 축하 전화를 해줘 고맙다. 매우 정중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직접 대면하는 것만큼 좋지는 않지만, 내 오랜 친구를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5일(미 동부시각·한국시각 16일) 화면으로 얼굴을 마주한 바이든 대통령(78)과 시 주석(68)은 부드러운 분위기로 회담을 시작했다. 악화한 미-중 관계에 견줘 볼 때 상대적으로 따뜻한 태도로 인사를 나눈 것이다.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알래스카에서 만나 방송 카메라 앞에서 한 시간 동안 공개 설전을 벌인 것과는 대조되는 출발이었다.
그러나 미-중 양쪽이 전한 회담 결과를 보면, 두 정상은 11분간의 언론 공개 발언 이후 약 3시간에 걸친 비공개 회담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논쟁을 벌였다.
시 주석의 표현대로, 두 정상의 인연은 꽤 오래됐다. 2011년 8월 당시 바이든 부통령과 시 부주석은 중국에서 회담하고 협력을 강조했다. 베이징의 식당을 방문해 함께 국수를 먹기도 했다. 2년 뒤인 2013년에도 시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바이든 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라며 환대했고, 바이든 부통령도 둘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두 정상의 관계도 싸늘해졌다.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세계 지도자보다도 자신이 시 주석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시 주석에게 민주적인 구석은 전혀 없다”는 등 노골적인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이 내년 2월 베이징겨울올림픽에 바이든 대통령을 초청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였으나, 올림픽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고 미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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