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놓고 우크라이나, 러시아, 서방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9일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지역 전선에서 한 지휘관과 병력이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9일(현지시각) 통화했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잇따라 만난 마크롱 대통령으로부터 회담 결과를 직접 들은 것이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어 “두 정상이 마크롱 대통령의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의 회담들에 대해 논의했다”며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동맹, 파트너들과의 긴밀히 협력해 진행되고 있는 외교·억지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통화는 지난 6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마크롱 대통령의 통화 내용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5시간에 걸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튿날인 8일에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크렘린궁은 긴장 완화에 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나는 말을 그리 믿지 않는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실제로 러시아는 예고한대로 10일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접한 벨라루스에서 열흘간의 연합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 훈련이 시작되기 전날 브리핑에서 이 훈련에 관한 질문에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분명이 이것이 긴장 완화가 아닌 긴장 고조 행위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사키 대변인은 다만 “그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측면에서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침공 결정을 내렸는지 모른다. 그에 대해 여전히 새로운 판단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전례 없는 경제적 제재를 당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면서도 외교적 해결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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