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니 지역을 빠져나온 주민들이 러시아의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버스에 탑승해 있다. 니즈니 노브고로드/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장악시 처형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소 주재 미국 대사인 베스시바 넬 크로커는 지난 20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믿을만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크로커 대사는 서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현지에서 “특정인 살해, 납치 및 강제 실종, 불법 감금, 고문” 등 과거에도 했던 행위를 계획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망명 중인 러시아인이나 벨라루스 출신 반체제 인사들, 언론인, 반부패 활동가, 종교·민족·성 소수자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러시아군이 살해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를 진압할 “치명적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정보를 조 바이든 행정부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로커 대사는 이같은 정보의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가) 인권 침해와 학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정보에 (유엔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드미크리 페스코프 크레믈(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21일 “그런 명단은 없다. 완전한 허구”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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