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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왕이 “우크라 사태 대화로”…미 자극 않고 러와 협력 과시

등록 2022-03-07 17:17수정 2022-03-08 09:50

중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
러시아 ‘침공’으로 규정하지 않고
‘미 책임’ 언급 않으며 중립적 태도
“러시아, 중국에 가장 중요한 이웃”
러 제재엔 동참 의사 없음 밝혀
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중국 외교정책과 대외관계 기자회견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중국 외교정책과 대외관계 기자회견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올 한해 외교 정책을 밝히는 자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 ‘복잡한 원인이 얽혀 있다’며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러시아를 편들면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등 사태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취했다. 중국은 올가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있어, 경제 분야에 이어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변수를 줄이고 ‘안정’ 기조를 걸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7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의 외교 정책과 대외 관계’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을 통해 생중계됐고, 1시간40분 동안 총 27개의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왕 부장의 기자회견은 이번 양회에서 중국의 경제 목표 발표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 중 하나였다. 미-중 대결이라는 장기 주제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초대형 단기 이벤트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미-중 관계와 함께 미얀마 군사쿠데타, 코로나19 국제 협력 등에 대한 질문 등이 나왔다.

왕 부장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석 자의 얼음은 하루에 얼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는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냉정한 이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력 갈등보다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5일 중국 양회로 통제된 베이징 천안문 근처 거리를 통과하기 위해 시민들이 공안의 검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5일 중국 양회로 통제된 베이징 천안문 근처 거리를 통과하기 위해 시민들이 공안의 검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다만, 중-러 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적극적인 톤으로 옹호했다. 왕 부장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중-러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이웃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며 “국제정세가 아무리 좋지 않아도 중·러는 전략적 역량을 유지하며 새 시대의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에 대해 취하고 있고 중국에도 참여를 요구하는 경제·외교적 제재에 대해 참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유럽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상대적이지도 않고, 의존적이지도 않으며, 제3자에 얽매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대결 관계가 격해지는 상황에서 유럽까지 적으로 돌리지 않으려는 답변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는 “미국 주도의 패권체제를 수호하며 역내 국가의 전체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을 해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원치 않으며, 동맹을 강화해 중국에 대항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사실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제로섬 게임식 치열한 경쟁을 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계속해서 공격과 도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낮췄던 미국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는 한껏 높인 것이다.

한-중 관계에 대한 질문에선 “중국과 한국은 역사적인 인연이 깊은 우호적 이웃국가”라며 “양국은 경쟁자가 아니라 발전 잠재력이 거대한 협력 파트너라는 점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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