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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산 킹크랩·보드카 미국 못 간다

등록 2022-03-12 10:52수정 2022-03-12 11:31

‘최혜국 대우’ 철회로 고율관세 제재 길터…정상무역관계 청산
바이든 “푸틴, 대가 치러야지만, 러와 전쟁땐 3차 대전” 선긋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유럽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와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유럽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와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러시아산 보드카와 수산물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미국산 고급 시계 등 사치품의 대러 수출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주요7개국(G7) 및 유럽 동맹들과 함께 러시아와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를 청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항구적 정상무역관계는 다른 나라들에게 부여한 무역상의 유리한 지위를 해당국에도 적용한다는 것으로, 흔히 ‘최혜국대우’라고 불린다. 이게 폐기되면 러시아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게 된다. 바이든 정부는 의회의 동의를 얻어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특정 러시아산 제품 수입 금지와 미국산 제품의 대러 수출 금지도 발표했다.

러시아로부터의 수입 금지 대상 품목에는 보드카, 수산물, 다이아몬드가 포함됐다. 미국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실질적 타격보다는 상징적 효과가 커보인다. 미국은 2021년 러시아에서 4만8867톤, 약 12억달러(약 1조4800억원)어치의 수산물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미 해양대기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전체 수산물 수입량의 2% 수준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냉동 게로, 지난해 미국은 스노우크랩과 레드 킹크랩 9억달러어치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시엔엔>은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보드카 중에 러시아산은 1.3%에 그친다고 미국증류주협의회를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에서 러시아로의 수출을 금지한 품목은 고급 시계와 의류, 보석, 최고급 독주, 고급 차 등 사치품이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러시아의 산업·금융을 장악하고 있는 신흥 재벌을 일컫는 올리가르히를 겨냥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들 품목의 대러 수출이 연간 5억5000만달러 규모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게 우리가 취하는 마지막 조처가 아니다. 푸틴은 공격자이고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며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러시아와 전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3차 세계대전이 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에는 거듭 선을 그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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