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서쪽 외곽의 지토미르에 있는 건물이 11일(현지시각) 폭격으로 무너졌다.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 ‘용병 문제’도 지속적인 논란 대상이 되고 있다. 러시아가 전과자·채무자 등을 상대로 용병을 모집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시리아 등 외국 전투원들도 대거 몰리면서 최악의 인도 위기로 치닫고 있는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용병 모집이 진행되고 있으며, 전과가 있거나 채무가 있는 사람을 겨냥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비밀 사병조직인 ‘바그너(와그너)그룹’과 연결된 용병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할 용병 모집 소식을 접했다. 이 메시지에는 “범죄 기록, 부채, 용병 그룹에서 활동이 금지됐거나 여권이 없는 사람들”도 참여가 가능하다며 용병 신청을 호소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렇게 모인 용병들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의 지휘 아래 부대별로 배치된 상태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용병 모집 요건은 계속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용병은 <비비시> 방송과 통화에서 “아무나 모집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에서 외국 용병들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우크라이나 쪽에는 민간인들이 자국 정부의 만류에도 의용군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외국인 의용군은 적어도 52개국 2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이 가장 많고, 미국, 인도, 일본, 한국 등도 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함께 ‘잔혹한 시가전’을 경험했던 시리아 병사들을 돈을 주고 끌어들이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러시아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 병사들도 데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반군과 싸우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정부군의 장비 현대화를 지원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군사적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용병들의 참여로) 갈등과 폭력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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