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샤 리(오른쪽)가 사망 전인 지난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 파샤 리 인스타그램 사진 갈무리
고려인 2세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맞서 싸우던 배우 겸 방송인 파샤 리(33)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배우 파샤 리가 지난 6일 이르핀에서 러시아의 포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파샤 리는 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크림반도 출신 고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고려인 2세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되고 난 뒤 초기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 파샤 리는 수도 키이우와 접해 있는 북서쪽 도시 이르핀에서 우크라이나 어린이와 여성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돕던 와중에 러시아군이 이들이 탄 버스에 공습을 가하면서 끝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도 7일 페이스북에 파샤 리의 사망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그는 파샤 리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에서 “일부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고려인들은 이 전쟁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소한 러시아 당국과의 마찰을 피하려 그러한 지지를 모방하는 것 같다”면서도 “우크라이나 태생 고려 사람들은 이러한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저항에 적극적”이라고 적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