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서 러시아 군 탱크가 우크라이나 군의 반격으로 불에 그을린 채 버려져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병력 손실이 커지면서 군 사기 저하가 러시아의 문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약 3주 만에 러시아 군인 사망자를 약 7000명으로 추정한다고 <뉴욕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언론 보도와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추산, 공격받은 장갑차의 영상, 위성사진 분석 등을 종합한 것으로, 보수적인 추산이라고 한다. 러시아 군 사망자 수가 1만3500명이라는 우크라이나의 주장과, 498명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의 중간 수준이기도 하다. 사망자 7000명은 제2차 세계대전 때 36일간의 일본의 섬 이오지마 전투에서 숨진 미 해병(6821명) 숫자와 비슷하다.
미 관리들은 ‘3주 동안 7000명 사망’은 매우 큰 숫자라면서 이는 러시아 군의 효율성에 암시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한다. 이에 더해 미 당국은 러시아 군의 부상자를 1만4000~2만1000명으로 추산한다. <뉴욕 타임스>는 미 국방부는 한 부대에 사상자 비율이 10%에 이르면 전투 관련 임무 수행이 어려워진다고 평가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약 15만명의 병력을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이미 러시아의 사상자 비율이 그 수준에 이른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장군 또한 최소 3명 잃었다.
이 같은 전사자 규모는 러시아 군의 전투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우크라이나 상황 일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병사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숲속으로 들어가버리는 등 사기가 떨어진 모습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담당했던 전직 관리 에블린 파카스는 “특히 러시아 병사들이 자신들이 왜 싸우는지 이해를 못하는 상황이라, 이런 손실(많은 사상자)은 사기와 부대 응집력에 영향을 준다. 누군가는 운전하고 누군가는 쏴야 하는데, 전반적인 상황 의식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도시의 주택가와 병원, 학교에 미사일 공습을 가한 것은 지상군의 부진을 가리는 것을 도와줬다고 미 관리들은 말했다.
다만 자국 병력의 피해가 늘어난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마음이 바뀔지는 의문이다. 미 하원 군사정보위원인 제이슨 크로우 민주당 의원은 “그것(러시아군 피해)이 푸틴의 계산에 영향을 줄 걸로 보지 않는다. 그는 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는 궁지에 몰린 채 계속해서 그 문제에 군대를 던져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