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거듭 대화를 촉구하면서, 대화에 실패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그(푸틴 대통령)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지난 2년 동안 준비돼 있었다”며 “협상 없이는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전쟁을 멈출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은 우리를 죽이러 왔고, 우리는 우리 국민의 존엄성과 군대가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항전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의 존엄성이 생명을 지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래서 푸틴과 협상하고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위해서 어떤 형식이든, 어떤 기회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시도가 실패하면, 그것은 이번 전쟁이 3차 세계대전이라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와 만날 때가 됐다. 대화할 때”라며 푸틴 대통령에게 대화를 촉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에도 양쪽의 고위 관리들이 참여하는 4차 회담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쟁 중단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와 중립국화 △탈나치화 △비무장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탈나치화’는 젤렌스키 정권의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또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할 것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6일 연설에서 “나토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나머지 영토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20일 <시엔엔> 인터뷰에서도 “영토적 온전성”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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