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부른 데 대해 “미-러 관계가 단절 위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21일 보도자료를 내어 존 설리번 주러시아 미국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했다고 알리면서 “(설리번 대사에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용납할 수 없는 발언과 관련 항의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렇게 높은 정치인에 맞지 않는 미국 대통령의 발언들은 러시아-미국 관계를 단절의 위기에 처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 행동은 단호하고 확고한 퇴짜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존 설리번 주러시아 미국대사. 미 국무부 제공
미국 국무부도 러시아가 설리번 대사를 초치했다고 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설리번 대사는 (러시아 외무부에서의) 만남을 활용해 러시아 정부가 국제법과 기본적 인간의 품위를 준수하고 러시아에 구금된 모든 미국 시민권자에 대한 영사 접근권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행사장을 떠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그(푸틴 대통령)는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해 민간인까지 공격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밖에도 푸틴 대통령을 “폭력배”(thug), “살인적 독재자”라고 불러왔다.
특히 “전범”이라는 표현은 전쟁 중 국제법을 위반해 반인도적 행위를 저지른 사람 등을 일컫는 말로, 매우 강도 높은 비판이다. 다만 그 법적 성격과 절차 등을 고려해 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부르지는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범” 발언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가슴으로부터” 나온 말이라고 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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