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벨라루스가 조만간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리들이 관측했다.
나토의 군 관리는 21일 벨라루스가 참전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러시아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지원이 필요하다. 뭐라도 그에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나토의 또 다른 고위 정보 관리는 “벨라루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할 여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라루스의 한 야권 인사 또한 전투부대가 이르면 며칠 내로 우크라이나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병력 수천명을 배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러시아 외에 또 다른 나라가 가세한다는 점에서 벨라루스의 참전은 군사적 영향보다는 지정학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짚었다.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는 동쪽으로 러시아, 남쪽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입하는 러시아군의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침공 개시에 앞서 러시아군 수천명이 벨라루스와의 연합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배치된 바 있다.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것이라는 관측은 개전 초기부터 나왔다. 지난달 27일 <워싱턴 포스트>는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루 이틀 내로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벨라루스는 지난달 핵무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벨라루스에 최신 군사 장비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미 국방부 관리는 그러나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거나 (러시아와) 어떤 합의를 했다는 신호는 없다”고 말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나토의 한 관리는 벨라루스가 참전하면 벨라루스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면서 “문제는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셴코가 뭘 원하느냐가 아니라, 푸틴이 그 지역에 또 다른 불안정 국가를 원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의 참전 여부는 푸틴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는 얘기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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