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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중립화·돈바스 문제 타협할 용의”

등록 2022-03-28 10:31수정 2022-03-29 07:25

러시아 언론 대상 인터뷰에서 밝혀
“제3자의 보장과 국민투표 필요한 사안”
동부 돈바스 문제도 타협 가능성 시사
안전 보장, 비핵보유국 지위도 주요 현안
두나라 28일 이후 5차 협상 열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러시아 언론인들과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러시아 언론인들과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으며 동부 분쟁지역인 돈바스 문제에서도 타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동안 완강히 거부해온 ‘영토 문제’에 대해 미묘한 입장을 보이면서, 터키에서 곧 열리는 5차 정전 협상에서 최종 합의 도출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언론인들과 90분에 걸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와 “우리 나라의 안전보장, 중립국화, 비핵보유국 지위 문제에 대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이는 가장 중요한 협상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기억하기에 이것이 러시아의 첫번째 원칙이었다. 그들은 이것 때문에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적국’인 러시아 언론인들 앞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애초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문제(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중립화 요구)를 수용할 용의가 있으니, 전쟁을 끝내고 군대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중립화를 약속한 만큼 자국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진지한 평화협정(serious treaty)이 필요하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는 지론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2014년 이후 친러시아 반군이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돈바스 문제에 대해서도 타협할 의사가 있다고 언급한 지점이었다. 다만, 구체적인 타협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밤 대국민 화상 연설에선 협상 과정에서 ‘영토 보전’을 강하게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돈바스와 관련해 타협할 의사가 있다는 발언이 영토 문제에 대한 양보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선 21일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수스필네>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진행 중인 정전 협상과 관련해 “안전보장에 관한 내용에 이르면, 헌법 개정과 법률 개정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 문제들은) 어떤 경우도 대통령 혼자 결정할 수 없다”며 결국 “국민투표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영토이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그 직후 친러시아 반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를 점령했다. 이에 반발해 우크라이나는 201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가입 계획을 명시하는 개헌을 마무리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정전 협상을 한다면, 국가의 흥망을 결정하는 ‘안보 문제’나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포괄하는 ‘영토 문제’에서 힘겨운 타협을 해야 한다. 국민 전체의 ‘총의’를 묻는 국민투표가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또 다른 요구 사항인 비무장화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와 동시에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되찾으려는 시도 역시 배제하면서 이런 시도를 하면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에 포위된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도시로 드나들 수 있는 모든 통로가 막혀 인도주의적 재앙이 빚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대응한 사례를 알지 못한다”며 러시아 언론인들에게 전쟁의 참상에 대한 공감을 호소했다.

한편, 터키 대통령부는 27일 성명을 내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다비드 아라하미야 집권당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28∼30일 터키에서 대면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 쪽은 협상이 29일부터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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