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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공격 축소’ 발표 하루 만에 키이우 인근 ‘맹공’

등록 2022-03-31 10:59수정 2022-03-31 11:33

키이우에서 한밤 로켓 공격, 폭발음 이어져
인근 도시 이르핀에서는 격렬한 전투
러시아군, “이제 동부지역 해방에 집중”
4월1일 온라인 협상 재개할 계획
30일(현지시각)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에서 여성들이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이르핀/로이터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각)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이르핀에서 여성들이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이르핀/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군사 작전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인 30일(현지시각)에 키이우 등에 대한 공격을 다시 강화해, 휴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했다. 두 나라는 4월1일 온라인으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유럽연합(EU)의 지역위원회 모임에서 행한 온라인 연설에서 러시아가 군사 작전을 줄인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며 “지난밤 내내 공습경보 사이렌, 로켓 공격, 대규모 폭발음이 키이우 동부와 북부 인근 지역에서 들렸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키이우 인접 도시 이르핀에서도 지상과 공중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르핀에서 전투를 피해 빠져나온 주민들은 북쪽에서 특히 전투가 치열했다고 전했다. 이르핀 시 당국은 도시 내 주요 시설의 50%가 파괴된 상태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화상 연설에서 “협상은 그저 말뿐이고 구체적인 것이 없다. 우리는 아무도 믿지 않으며 어떤 아름다운 말도 믿지 않는다”고 러시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가 키이우 주변에서 군사 작전을 줄이겠다고 한 것은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새로운 공격을 개시하려는 움직임의 전조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도 러시아군이 키이우 주변의 병력 중 20%를 재배치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병력 철수가 아니라 재배치를 위한 정비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당분간 동부 지역 전투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북부 국경 도시 체르니히우 등에서 모든 주요 과제를 이행하고 군대를 재편성하고 있다며 “재편성의 목적은 특히 돈바스의 완전한 해방 작전 완수”라고 말했다.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주요 요충 지역이며 흑해 연안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지역이다.

두 지역의 중간 요충지인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이 도심 한가운데까지 진격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도시 중심부에 “아주, 아주 가깝게” 접근해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민간 기간 시설, 주거용 건물, 병원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비드 아라하미야 우크라이나 집권당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와의 협상이 4월1일 온라인으로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라하미야 대표는 29일 터키에서 열린 5차 협상에서 러시아 쪽에 두 나라 정상 간 회담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대표단은 양쪽 모두로부터 강한 지지를 얻을 휴전 합의안 초안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고 아라하미야 대표는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중립국화 방안이 합의되더라도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하는 데까지는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국화 방안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쪽에 제시한 핵심 타협안이다.

유엔난민기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국외로 빠져나간 피란민이 29일 4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대다수인 233만여명은 폴란드로 탈출했으며, 러시아로 이동한 피란민도 35만명 이상이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는 외국으로 탈출한 피란민 가운데 절반이 아동들이며, 우크라이나 국내에 머물고 있는 아동 250만명을 포함하면 450만명의 아동이 집을 떠나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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