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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 사용” 주장에 미국 “확인 못 해”

등록 2022-04-13 14:46수정 2022-04-13 15:23

블링컨 국무장관 “아무것도 확인할 위치 아냐
화학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정보 갖고 있었다”
국방부 관리 “현장에 없어 입증 어려워”
확인돼도 적절한 ‘비례대응’ 수위 고민
화학무기·군사옵션 배제…추가 제재 예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에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확인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 여부를 신속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데다, 화학무기로 판명 날 경우 공언해온 대로 “심각한 대가”에 걸맞은 대응을 내놔야 하는 고민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 ‘우크라이나에서 화학작용제 또는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에 대해 평가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아무것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장악하기 위한 공격의 일환으로, 포위된 우크라이나 병사와 민간인을 무력화하기 위해 강한 증상을 일으키는 화학작용제를 섞은 최루가스를 포함해 다양한 폭동진압 작용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보를 우크라이나 등과 공유했으며,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판단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직접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화학무기가 쓰였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채,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미국이 줄곧 인지해왔다는 점을 환기한 것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극우성향 조직인 ‘아조우 대대’는 러시아 드론이 11일 밤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 군대와 민간인에 화학무기를 떨어뜨려 3명이 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마리우폴 시장도 “화학 독극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화학무기라고 확인하지 않은 채 “화학무기 사용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만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기자들에게 “현재로서 화학작용제 사용을 확인할 수 없다. 계속 평가 중”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가장 큰 도전은 우리가 현장에 있지 않다는 점”이라며 “더 근접해 있을 경우에도 이 일은 입증하기 어렵다.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을 사실상 러시아군이 장악한 상황에서 정확한 현지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아조우 대대’가 러시아와 확전을 노리고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제기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정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러시아가 실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판명 날 경우, 대응 카드 또한 고민 지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고, 같은 달 24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정상들은 “직접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러시아에 경고했다. 이 때문에 실제 화학무기로 입증되면 서방은 대응 수위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3차 세계대전을 우려하면서 러시아와의 직접적 군사적 충돌은 피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 옵션은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시 미국 등 서방이 쓸 수 있는 현실적인 카드는 대러 제재 강화와 우크라이나에 무기 추가 지원 등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석유 수입 금지에 소극적인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대한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우크라이나에 보호장비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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