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가격 9년만에 최고…곡물 가격 다시 ‘꿈틀’

부셸당 8달러…2012년 9월 이후 최고
우크라 전쟁 장기화로 밀·콩 가격도 상승
미국·인도의 곡물 공급이 변수로 부각

옥수수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공격이 이어지면서 국제 옥수수 가격이 18일(현지시각)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 일리노이주의 옥수수 밭. 리어노어/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옥수수 가격이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폭등했다가 잠시 안정을 찾았던 국제 곡물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 가격이 한때 부셸(약 25.4㎏)당 8.1달러까지 상승해 201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 14일보다 3% 가량 오른 8.0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크> 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등에 대한 공격이 그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옥수수 가격이 2012년의 사상 최고치(부셸당 8.49달러)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세계 옥수수 공급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봄철 파종이 차질을 빚고 비료 가격까지 상승하고 있는 점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0년 전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13.2%를 공급한 주요 수출국이다. 전쟁 여파로 올해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40% 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옥수수 최대 수출국인 미국 중서부의 최근 파종 실적도 낮은 기온 탓에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7월 인도분 밀 선물 가격도 지난 14일보다 2.2% 오른 부셸당 11.29달러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2일째인 지난달 7일 부셸당 12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7월 인도분 콩 선물 가격도 이날 1.7% 상승하는 등 세계 3대 곡물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 가격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곡물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인도의 곡물 공급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최근 14억 인구를 위한 식량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가 동의하면 비축 식량을 세계에 바로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밀과 쌀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두 곡물 비축량이 7400만t에 이른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인도 국제경제관계 연구위원회 소속 농업학자인 아쇼크 굴라티 교수는 인도가 올해 2200만t의 쌀과 1600만t의 밀 수출 여력을 갖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가 정부 비축분 수출을 허용할 경우, 수출 물량이 더욱 늘면서 국제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인도의 밀 수확량이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전세계적인 비료 부족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어, 인도의 곡물 수출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고 <비비시>는 전망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