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20일(현지시각) 라트비아 리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책 등에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리가/AFP 연합뉴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20일(현지시각) 올해 연말까지 러시아 석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갑차 등 중화기 지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발트해 3국을 방문하고 있는 베어보크 장관은 이날 라트비아 리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 석유 수입을 올 여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연말까지는 수입을 완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유럽 차원의 공동 일정표에 따라 가스 수입 중단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어보크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해 “독일 내 논란을 보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장갑차 등 중화기 공급에 대한 금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에는 독일 연방군이 무기를 공급할 상황이 아니며 지금으로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독일이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무기 지원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미사일 등을 이미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장기적 군사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3개월, 그리고 3년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승인을 늦추며 서방의 단일한 대응을 깨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앞서 19일 독일군이 보유하고 있는 중화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보다 무기 구입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군수 업계에 어떤 제품을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지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 목록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선정한 것들을 구입하도록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쪽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편, 베어보크 장관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3국을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것도 약속했다. 그는 라트비아 등 3국이 독일에 “100% 의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의 안전, 우리 모두의 안전은 발트해 국가들의 안보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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