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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마리우폴 제철소 민간인 구조 완료…‘최악 참사’ 모면

등록 2022-05-08 12:16수정 2022-05-08 14:25

7일 300여명 마지막으로 탈출
군인 등에 대한 구조작업 준비
루한스크 학교 폭격 등 피해 이어져
러시아, 헤르손 영구 점령 의지 밝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빠져나온 민간인들이 7일(현지시각) 인근 지역의 임시 수용시설에서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으로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베지메노예/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빠져나온 민간인들이 7일(현지시각) 인근 지역의 임시 수용시설에서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으로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베지메노예/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최대 1천명 가량 갇혀 있던 남동부 마리우폴의 제철소에서 민간인 구조가 완료돼, 우려되던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면할 수 있게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밤 연설에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있던 민간인 300명 이상이 구조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제 제철소 내의 부상 군인과 의료진에 대한 2차 구조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리나 베레시추크 부총리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리우폴 민간인 구출 작전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점령 작전에 끝까지 저항하는 해병대와 아조우연대 군인 2천여명과 민간인 최대 1천여명이 몇 주 동안 러시아군의 공격을 당해왔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자,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민간인 구조 작업에 나섰고 구조 작업은 일주일여 만에 마무리됐다.

마리우폴에서는 최악의 참사를 피했지만, 동부 돈바스 지역 곳곳에서 교전이 계속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군정 대표는 교전이 벌어지는 전선에서 11㎞ 정도 떨어진 빌로호리브카 지역 학교 건물이 폭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건물에 90여명이 대피 중이었다며 “탈출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학교 지하실로 피신했으나 러시아인들이 (이들이 살아 남을) 기회를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하이다이 대표는 지금까지 잔해에서 30명을 구조했으며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북부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군이 18세기 우크라이나 철학자 흐리호리 스코보로다 기념 박물관을 폭격해 파괴시켰다고 주 정부가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날 남부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에도 6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민간인 거주 지역과 공항 활주로가 파괴됐다고 지역 정부가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오데사와 인근의 보즈네센스크, 아르치즈 등 3곳의 군용 비행장에 정밀 미사일 공격을 벌여 우크라이나군 군용기들을 파괴시켰다고 주장했다.

9일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절을 전후해 대규모 공습 우려가 커지면서 수도 키이우 시 당국이 주민들에게 경계령을 내렸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며칠 동안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민들에게 9일까지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러시아 당국자들이 남부 항구 도시 헤르손을 러시아에 병합할 의사를 처음으로 분명히 밝혔다. 러시아 집권 여당 총회 서기이자 상원 부의장인 안드레이 투르착은 6일 헤르손을 방문해 “러시아는 이곳에 영원히 있을 것이며 과거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헤르손주 민군 합동 정부 부수장인 키릴 스트레무조프도 “우리는 러시아 연방의 일부로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헤르손에서 러시아 루블화 유통을 시작하는 등 이 도시에 대한 러시아화 작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현지 정치인 세르히 리발코는 “(항의하는) 사람들, 활동가, 징집 연령대 젊은이 등이 구금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은 러시아가 마리우폴 등 남동부 지역 곳곳에서 주민 투표 등을 동원해 병합 시도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동부와 남부를 잇는 흑해 연안 지역에 대한 영구 장악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조건으로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 이전 상태로의 복귀를 내세웠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2월23일 기준으로 상황을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나라의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한 200 군데의 의료시설이 공격을 당했다며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과 함께 키이우를 방문한 자리에서 마이크 라이언 보건기구 긴급대응팀장은 “보건시설에 대한 공격 증거를 계속 수집하고 있다. 유엔과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이 이들 공격의 범죄 의도를 평가하기 위한 조사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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