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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바이든 “푸틴 축출·러시아 약화 원치 않아”…‘현실론’ 무게 싣나

등록 2022-06-01 13:45수정 2022-06-01 14:37

<뉴욕 타임스> 기고…강경 원칙론에 선긋기
확전·러 정권교체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 표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현지에 무기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의 직접 충돌’이나 ‘러시아의 정권교체’ 등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과 관련해 한동안 내걸었던 ‘원칙론’을 접고 ‘현실론’ 쪽으로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치 <뉴욕 타임스> 기고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이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통해, 이번 전쟁에서 “미국의 목적을 명확히 하기를 원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권좌에 머물러선 안 된다”(바이든 대통령, 3월26일)거나, 러시아가 이번과 같은 침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약화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4월25일)고 언급하는 등 러시아를 겨냥한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뉴욕 타임스>는 앞선 지난달 19일 사설 등을 통해 러시아와 전면전에 뛰어드는 게 ‘미국의 국익’이 아니라면서 정부가 이번 전쟁의 명확한 목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기고는 이 사설의 요구 등을 받아들여 그동안 밝혀 온 강경 원칙론에 선을 그은 것이라 것이라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핵심 목표물들을 더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게 첨단 로켓 시스템을 지원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그 이유로 “전쟁은 외교(협상)를 통해 명확히 끝날 것이다”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무기와 탄약들을 신속히 보내는 것은 이들이 전장에서 싸울 있게 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강력한 입지에 서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서 공격하는 것을 부추기지도 않고, 그런 능력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이 전쟁을 장기화해서 러시아에 고통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향해선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푸틴에게 동의하지 않고, 그의 행동에 분노하지만, 미국은 모스크바에서 그를 쫓아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동맹국들이 공격받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거나 러시아군을 공격해 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그동안 나온 강경 발언들을 사실상 거둬들이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목적이 ‘확전’이나 ‘러시아의 약화’가 아니라 외교를 돕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보여주듯 바이든 대통령은 기고 첫 머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리 목적은 명확하다. 억압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수단을 가진 우크라이나가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주권을 지키면서 번영하기 원한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와 동시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의사를 중시할 것이란 원칙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위기 내내 우리 원칙은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며 “개인적으로나 공개적으로나 우크라이나 정부에 어떠한 영토 양보를 하라고 압박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잘 정립된 원칙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전쟁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방침은 최근 새 무기 체제 공급과 관련한 결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러시아 영내를 타격할 수 있는 로켓 시스템은 우크라이나에 보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대 사거리가 300㎞인 장거리 다연장로켓(MLRS)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미국 정부가 그 대신 사거리가 최대 80㎞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의 발사대와 정밀 포탄 등이 포함된 7억달러의 추가 지원책을 1일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 로켓 발사대에 사용된 로켓은 유도다연장로켓시스템(GMLRS)으로 사거리는 미국이 앞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M777 곡사포보다는 2배 이상 길지만 장거리 다연장로켓보다는 훨씬 짧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번 로켓시스템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영내 전장에서 더 먼 거리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어 러시아의 진공을 격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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