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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흑해 통한 곡물 수출 합의 직후 오데사 항구 공격

등록 2022-07-24 11:08수정 2022-07-25 02:46

흑해서 4발 발사해 2발 항구에 떨어져
곡물 수출 합의 이행 여부 불투명해져
우크라·국제사회, 러시아 일제히 비판
23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오데사의 항구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오데사의 항구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흑해의 주요 곡물 수출 항구인 오데사에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 2발이 떨어졌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약속을 위반했다고 비판했고, 러시아는 “항구의 군사 기반시설을 파괴했다”며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오데사 등 흑해 항구를 통한 곡물 수출 재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23일(현지시각) 러시아제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4발이 흑해 연안 오데사의 항구를 향해 발사됐으며 이 가운데 2발이 펌프 시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나머지 2발은 자국 공군이 격추시켰다고 군 당국은 덧붙였다. 유리 이그나트 공군 대변인은 이날 오데사를 공격한 미사일이 크림반도 인근 흑해의 군함에서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공격이 이뤄진 이튿날인 24일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을 통해 “칼리브르 미사일이 정밀 공격을 통해 오데사항의 군사 기반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영방송은 군 관계자를 인용해 미사일이 곡물 저장 시설에 떨어지지는 않았으며 공격에 따른 피해도 크지 않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우크리아나 당국은 미사일 공격에도 곡물 수출 채비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기반시설 담당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항구를 통한 농산물 수출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에 따라 오데사, 유즈네, 초르노모르스크 등 우크라이나 서부 3개 항구를 통한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안은 120일 동안 유효하다. 합의안은 우크라이나 도선사들이 항구 주변에 설치된 기뢰를 피해 배들이 항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도록 했다. 곡물 수송선의 안전한 흑해 항해는 튀르키예에 설치되는 ‘합동 조정센터’를 통해 보장된다. 조정센터는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우크라이나 항구로 들어가는 선박에 무기가 실리지 않았는지도 조사하게 된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흑해 연안 항구에는 2천만t 이상의 곡물이 수출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 유엔과 러시아는 이와 별도로 러시아의 비료 등이 전세계 시장에 자유롭게 공급되도록 유엔이 노력한다는 내용의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데사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야만행위’로 비판하고 러시아의 합의 이행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이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며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방공망 확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재자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공격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공습을) 명백히 규탄한다”며 “식량난에 처한 전 세계 수백만명의 고통을 덜어주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터키의 완전한 약속 이행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은 오데사 항구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규탄한다”며 “이스탄불에서 합의가 이뤄진 지 하루 뒤에 곡물 수출의 중요한 목표물을 공격한 것은 특히 비난받을 만하며 다시 한번 국제법과 약속에 대한 러시아의 완전한 무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어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합의 준수 의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러시아는 공격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어 “어제 (곡물 수출 관련) 합의가 이뤄진 뒤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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