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28일 벨라루스에서 발사한 미사일 공격을 당한 키이우 외곽 지역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주 등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지역의 탈환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키이우 주변 등 북부 지역에 다시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로이터> 통신 등은 28일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서 발사한 25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부터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은 키이우주, 체르니히우주, 지토미르주 등 북부 지역 주요 도시들의 아파트 밀집 지역 등을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8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당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밝혔다. 키이우 인근의 군사기지 근처에서는 15명이 다쳤다.
벨라루스에서 진행되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감시하는 활동가들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남부 도시 고멜 인근의 공항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며,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벨라루스의 야당 지도자인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트위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데 벨라루스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 보기에 경악스럽다”며 “오늘 아침 적어도 25발의 미사일이 벨라루스에서 키이우, 체르니히우 등 도시들을 겨냥해 발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벨라루스 대통령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는 사람들을 속일 수 없다”며 “그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해 범죄를 저질렀고, 책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북부 지역에 대한 이번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에서 헤르손 등을 탈환하려고 공세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로켓으로 헤르손으로 진입하는 주요 다리를 못쓰게 만드는 등 러시아군을 고립시켰다고 서방 군사 관측통들이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안토니우스키 다리는 헤르손을 외부로 연결하는 주요 다리이다. 러시아는 이 다리를 통해 증원군 및 무기를 보낼 수 없게 됐다.
영국 국방부 당국자들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악한 헤르손이 “사실상 다른 점령지들과 단절됐다”며 “드니프로강 서안에 주둔 중인 러시아 49군이 매우 취약해 보인다. 이 병력이 손실되면 헤르손 점령을 성공으로 포장한 러시아의 시도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반격 공세를 펼치는 남부 지역에서 나오는 증언을 보면, 러시아는 병력을 증강하기 위해 군 장비들을 수송하고 있고, 전투기 출격도 현저히 늘어났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주전선인 동부 돈바스에서 공세를 지속하면서 남부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전력을 보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