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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푸틴 만난 슈뢰더 “러, 협상 통한 종전 원해”…우크라 “철군이 우선”

등록 2022-08-04 08:40수정 2022-08-04 14:55

독일 전 총리, 러시아 입장 공개
우크라 외무 “연막에 불과” 냉소
젤렌스키, 곡물 수출선 출항 의미 축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싣고 출발한 라조니호가 3일(현지시각) 화물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지중해로 향하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싣고 출발한 라조니호가 3일(현지시각) 화물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지중해로 향하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러시아는 전쟁을 협상으로 해결하길 바라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 중단과 철군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흑해 연안을 통해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한 ‘합의’가 6개월째로 접어든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대화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독일 주간지 <슈테른>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협상을 통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를 원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그는 “좋은 소식은 크레믈(러시아 정부)이 ‘협상을 통한 해법’을 원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을 통한 해법의) 첫번째 성공은 곡물 협상이었으며, 아마도 천천히 휴전 협상으로 확장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자신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는 데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현재의 분쟁 상황에서 누군가 러시아와 대화 통로를 유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대화를 원한다면, 그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군대를 철수해야”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런 반응은 곡물 수출 합의가 휴전 협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교장관도 “푸틴의 심복들”이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냉소적인 것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매일 ‘준비 상태’를 보고 있다. 대포 공격, 민간인들에 대한 미사일 테러, 대규모 잔혹 범죄가 그것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전쟁에 몰두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연막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흑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싣고 출발한 선박이 처음으로 무사히 흑해를 빠져나간 것의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이날 오스트레일리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연설에서 “튀르키예(터키)와 협력한 유엔 덕분에 최근 곡물을 실은 선박이 출항했지만, 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선박이 싣고 출발한 곡물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판매해야 할 곡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천t을 싣고 출항한 시에라리온 국적의 라조니호는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화물에 대한 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목적지인 레바논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곡물 수송선이 앞으로 하루에 3척씩 우크라이나 항구를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기반시설부는 17척이 곡물을 싣고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합의는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두 나라가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한 첫 사례다. 지난달 22일의 이 합의를 계기로 휴전 협상 재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러시아는 협상 중단의 책임 떠넘기기에 몰두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최근 자국은 대화를 거부하지 않지만, 서방이 종전 협상을 반대해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도 휴전 협상을 위해 영토를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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