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지하 상점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한일 등 아시아에서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유독 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AFP 연합뉴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일주일 사이에 24% 줄고 사망자도 6% 감소했으나, 아시아에서만 유독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현지시각)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사망자 숫자가 특히 많았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주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540만명 보고됐으며 사망자는 1만5천명 수준이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망자 발생은 전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안정세를 보였으나, 서태평양 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각각 일주일 사이 사망자가 31%와 12%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일본과 한국의 사망자가 많았다. 세계보건기구 집계를 기준으로 최근 7일 사이 코로나19 사망자는 일본이 1632명으로 미국(1632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한국의 사망자는 372명이 보고됐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우어 월드 인 데이터’ 집계 기준으로 17일 현재 일주일 평균 하루 사망자는 미국이 460.7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은 232.14명이었다. 한국은 53.14명으로 세계에서 14번째로 많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앞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달 사이 전세계에서 한달 동안 코로나19 사망자가 35%나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감염을 막고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는데도 최근 일주일 동안 사망자가 1만5천명 나왔으며 이런 사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전세계 각국에서 보내는 코로나 바이러스 분석 자료가 일주일 사이에 90%나 줄면서 과학자들이 변이 양상을 추적하는 걸 몹시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을 아직 맞지 않았으면 바로 맞고, 추가 접종이 필요한 사람도 다시 백신을 맞으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의 백신 전문가 집단은 18일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게 2차 추가 접종을 권고했다. 전문가 집단을 이끄는 요아킴 홈바흐 박사는 전문가들이 일반인 대상의 광범한 추가 백신 접종이나 오미크론 변이에 맞춘 백신의 접종을 권고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전세계 125만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2년 동안 치매 등 정신 관련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연구팀은 학술지 <랜싯 정신의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65살 이상 감염자의 4.5%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2년 동안 치매 증상이 나타나 비감염자(3.3%)보다 치매 위험이 높았다고 밝혔다. 18~64살 연령대의 뇌 관련 장기 후유증으로는 건망증이나 집중력 부족 등의 인지 결손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옥스퍼드대 정신의학과의 폴 해리슨 교수는 “뇌 관련 질환이 쓰나미처럼 증가하는 건 아니지만, 이 결과는 코로나19 감염과 신경질환의 연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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