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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핵 긴장’ 속 미-러 군 수뇌부 잇단 접촉…우크라 휴전 정지작업?

등록 2022-10-25 09:27수정 2022-10-25 09:49

미-러 국방장관에 이어 군 수뇌부 대화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붉은 광장에서 군과 경찰이 순찰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붉은 광장에서 군과 경찰이 순찰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우크라이나의 ‘더러운 폭탄’ 사용 가능성 주장이 엇갈리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장 활발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24일(현지시각)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군 수뇌부 사이의 접촉을 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이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데이비드 버틀러 미 합참 대변인이 밝혔다. 전날인 23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21일에도 통화를 한 바 있다. 지난 21일 양국 국방장관의 대화도 지난 5월 이후 처음이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3일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과 잇따라 한 전화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방사성 물질이 담긴 이른바 ‘더러운 폭탄’을 사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이런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지난 5월 이후 단절된 러시아와의 대화도 재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핵무기나 방사능 무기 사용 주장으로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서방에서는 현 시점에 러시아의 핵폭탄 사용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방의 한 고위 군 관리는 “우리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결정을 내렸다고 보여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또 러시아가 생화학무기 사용 결정을 내렸다는 징후를 미국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내 의회진보모임(CPC) 소속 하원의원 30명은 24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휴전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서한에서 “우크라이나와 세계의 파괴 상황과 절망적으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위험을 고려할 때 전쟁이 더 길어지는 것을 피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이익"이라며 “휴전을 위한 현실적 프레임워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군사·경제적 지원과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동시에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공화당이 오는 11월 8일 치러지는 하원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우크라이나에 ‘백지 수표’를 쓰지 않겠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내비쳤다.

최근 진행되는 러시아-서방 사이의 접촉과 미국 내에서 커지는 휴전 및 우크라이나 지원 제한 목소리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미-러 사이의 타협을 위한 정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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