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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우크라 ‘더러운 폭탄’ 우려에…중립 인도도 “핵무기 안 돼”

등록 2022-10-27 16:57수정 2022-10-28 02:3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정례 핵훈련을 모니터하고 있는 모습을 크렘린이 공개했다. UPI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정례 핵훈련을 모니터하고 있는 모습을 크렘린이 공개했다. UPI 연합뉴스

러시아가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인도에까지 우크라이나가 ‘더러운 폭탄’(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채운 무기)을 쓸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인도는 ‘러시아가 핵무기에 기대서는 안 된다’고 차갑게 반응했다.

인도 국방부는 26일 라지나트 싱 국방장관이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 “핵무기나 방사성 물질 무기 사용은 인류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양쪽(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은 핵 선택지 어느 쪽(핵무기와 방사성 물질 무기)에도 기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쇼이구 장관이 싱 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더러운 폭탄’을 사용해 도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러시아가 인도에도 ‘더러운 폭탄’에 대한 우려를 전했지만, 인도는 맞장구를 쳐주지 않고 차가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쇼이구 장관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에게도 같은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통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웨이 부장이 어떻게 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앞서, 쇼이구 장관은 지난 23일에도 영국, 미국, 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 회원국 국방장관에게 “우크라이나가 ‘더러운 폭탄’을 사용해 도발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들은 러시아의 주장을 기만 전술이라며 일축했다.

인도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면서, 싼값에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구매하는 등 실리를 챙기고 있다. 그래도 전쟁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17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됐던 양국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당시 “우리는 출구를 찾아야 하며 러시아도 이 노력에 기여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26일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야르스’를 발사하는 모습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UPI 연합뉴스
26일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야르스’를 발사하는 모습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UPI 연합뉴스

한편, 러시아는 같은 날 정례 핵훈련인 ‘그롬’(우레)을 실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 2월19일 이후 8개월 만의 핵훈련이었다. 러시아는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를 발사하고, 북극해에 속한 북서부 바렌츠해에서 운항 중인 핵잠수함 ‘툴라’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시네바’를 쏘아 올렸다. 또 전략폭격기 투폴레프-95 두 기가 발진해 공중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이 장면들을 지켜봤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적의 핵공격에 대응한 대규모 핵타격 훈련”이라고 설명하며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도 훈련 뒤 “전략적 억지력 훈련의 목표 임무가 모두 달성됐으며 모든 미사일이 목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핵훈련은 정례 훈련이지만 러시아가 그동안 꾸준히 핵위협을 해온데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더러운 폭탄’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도 정례 핵억제 훈련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진행하고 있다. 이 훈련은 17일 시작돼 30일에 끝난다.

김미향 박병수 기자 aroma@hani.co.kr

26일 러시아 전략폭격기 투폴레프-95가 정례 핵훈련인 ‘그롬’(우뢰)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하고 있는 모습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UPI 연합뉴스
26일 러시아 전략폭격기 투폴레프-95가 정례 핵훈련인 ‘그롬’(우뢰)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하고 있는 모습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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