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무장병력이 14일(현지시각)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회의장 주변을 경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이 ‘주요 20개국(G-2) 정상회의’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전쟁’이란 표현의 사용에 반대하는 러시아 편에 서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가국들은 16일 정상회의 폐회 뒤 내놓을 공동 성명 작성을 위해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신문은 익명의 외교관을 인용해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자국과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에 대해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밀어붙이고 있고 중국이 동조하면서 막판 문안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중국의 태도는 중국이 미국과 서방에 대항해 중시해온 러시아와의 전략적 외교 관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적법한 안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궁극적인 범인”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고 주장해 왔다. 중국은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쟁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유엔 결의안에도 다른 13개 나라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러시아와 중국은 애초 공동 성명 작성을 위한 협의에서 애초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안보 문제를 논의할 적당한 회의체가 아니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반대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 특히 에너지 수급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쪽 입장이 맞서면서 몇몇 중립적 지위에 있는 나라들은 중재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공동 성명에 전쟁이란 말이 명기되지만, 동시에 몇몇 나라들은 이 문제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단서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절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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