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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가 가스관 막자 급해진 유럽, 선박 통한 LNG 수입 급증

등록 2022-11-29 13:52수정 2022-11-29 14:11

올해 10월까지 수입량, 작년보다 42% 증가
‘가스 무기화’ 본격화한 6월 이후 특히 급증
“러시아에 또다른 압박 수단 제공하는 꼴”
러시아가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유럽 각국이 선박을 이용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PG)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항구에 정박한 액화천연가스 수송선. 밀포드헤이븐/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유럽 각국이 선박을 이용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PG)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항구에 정박한 액화천연가스 수송선. 밀포드헤이븐/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가스관을 통한 가스 수출을 크게 줄이자, 유럽 각국이 선박으로 실어 나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 가스에 크게 의존해 온 유럽이 이에 대한 의존을 갑자기 낮추는 게 극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변화로 해석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8일(현지시각) 올해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유럽이 선박을 통해 수입한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금융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의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10달 동안 유럽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액화천연가스량이 178억㎥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5억㎥보다 42% 많고, 유럽이 올해 가스관을 통해 수입한 러시아산 가스 621억㎥의 29%에 달하는 것이다. 유럽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수입량은 2018년 1~10월 30억㎥ 가량이었으나 2019년 같은 기간에는 150억㎥로 크게 늘었다가 2020~21년에는 조금 감소했었다.

시장정보 전문 기업 스태티스타의 자료를 보면, 유럽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수입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11억5천만㎥, 11억8천만㎥ 수준이었다. 이후 4~5월에는 다소 감소했으나,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가 본격화한 6월 20억8천만㎥으로 다시 크게 증가했다. 여름철인 7~8월의 수입량은 11억~14억㎥ 정도였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배 가량 많은 물량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이 제재에 나서자, 4월 폴란드·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을 시작으로 유럽 각국에 대한 가스를 꾸준히 줄여왔다. 유럽과 연결하는 가스관 가동도 잇따라 중단해 지난 5월 폴란드를 거쳐가는 야말 가스관, 8월에는 발트해 바다밑을 거쳐가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이 멈춰 섰다. 이 가스관은 지난 9월 27일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로 손상돼 당분간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에 따라 가스관을 통해 유럽이 수입하는 러시아산 가스의 양은 최근 들어 지난해의 15% 수준인 주당 4억㎥까지 줄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올해 유럽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수입량 대부분은 프랑스·벨기에·스페인·네덜란드 등 4개국이 수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는 대부분 ‘야말 엘엔지(LNG)’가 수출하고 있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과 중국 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이 기업의 지분 20%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러시아가 액화천연가스를 또다른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연구자 안소피 코르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느날 ‘유럽에 액화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유럽은 훨씬 높은 가격으로 가스가 거래되는 현물 시장에서 가스를 구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추세를 추적하고 있는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의 게오르크 차흐만 선임연구원도 “러시아가 개별 유럽 국가에 선별적으로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정치적 이익을 취하는 걸 막을 방안이 시급하다”며 유럽의 단일한 대응을 강조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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