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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유엔 “처형, 고문, 성폭력…우크라 민간인 피해 충격적”

등록 2022-12-08 11:56수정 2022-12-08 14:39

지난 5일 유엔 조사관들이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지하대피소에서 생존자들과 만나 참상을 전해듣고 있다. 폴커 투르크 대표 트위터 갈무리.
지난 5일 유엔 조사관들이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지하대피소에서 생존자들과 만나 참상을 전해듣고 있다. 폴커 투르크 대표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이 겪은 전쟁 초기 처참한 인권유린 상황을 공식화하는 유엔의 생생한 증언과 보고서가 나왔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저는 영하의 기온 속에 나흘간 우크라이나에 머물며 전쟁이 이 나라 국민에게 끼친 공포와 고통, 매일 이어지는 피해를 직접 봤다. 이것은 뿌리 뽑힌 삶을 의미한다”며 자신이 목격한 피해와 파괴의 크기가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말혔다.

그는 지난 4일부터 나흘 동안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 북쪽의 부차, 제2 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의 주변의 이줌  등 이번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을 직접 방문했다. 이 지역은 전쟁 초기인 지난 2월 말~4월 초 러시아군의 점령 아래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러시아군의 학살이 처음 확인된 부차에서 “사람들의 트라우마가 손에 만져질 듯 뚜렷하게 느껴졌다”면서 “즉결 처형, 고문, 자의적인 구금, 강제 실종, 성폭력에 대한 정보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계속 면밀히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격에 무너진 건물로 민간인 50명 이상이 숨졌던 이줌의 한 아파트 단지를 살펴본 뒤 느낀 감정에 대해선 “잔해 속에는 무차별 포격으로 주민들이 목숨을 잃은 흔적이 있었다. 신발 한 짝, 버려진 피아노, 장난감 등이 나뒹굴었다”고 말했다. 튀르크 최고대표에게 아파트 단지를 그에게 보여준 한 여성은 이곳에서 살던 이웃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방문 이틀째인 5일엔 우크라이나 전역에 최소 70발의 미사일이 발사돼 지하 대피소에서 회의하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튀르크 최고대표는 “여기는 공습 사이렌 소리로 하루를 방해받는 게 일상이지만, 이것이 절대 정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공습 사이렌이 울려도 대피소로 이동하기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튀르크 최고대표는 이번 전쟁으로 국외로 탈출한 이들이 789만여명, 국내에서 살던 곳을 옮긴 이들은 650만여명, 당장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1770만여명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전쟁이 시작된 뒤 지난 4일까지 약 10개월간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총 6702명이 숨지고 1만0479명이 부상당해 총 민간인 사상자는 1만718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마틸다 보그너 인권감시팀장은 전쟁 다음날인 지난 2월25일부터 4월 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초기 6주 동안 키이우·체르니히우·수미 등 북부 3개 지역에서 441명의 민간인(남자 341명, 여자 72명, 소년 20명, 소녀 8명)이 폭력에 의해 사망했다.

민간인 사망 현황을 구체적으로 다룬 이 보고서는 유엔 인권감시팀이 직접 입증할 수 있는 개전 초 사망 사례만을 집계했다. 이들은 198건의 추가 사망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보그너 팀장은 “민간인들은 피난처로 이동하는 길 위에서 표적이 됐다”면서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임시 구금 장소로 데려와 포로로 처형했으며, 많은 희생자 주검이 손을 등 뒤로 묶인 채 발견됐고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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