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두바이 왕실공항에서 다보스 포럼 참석 등을 위해 스위스로 향하는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이란 외교부가 주이란 한국 대사를 불러 거듭 항의했다.
18일 이란 외교부 누리집에 공개된 성명에 따르면, 레자 나자피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이날 윤강현 한국대사를 소환해 이란이 페르시아만의 대다수 걸프 국가들과 뿌리깊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자피 차관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간섭’이라 표현하며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우호관계에 대한 간섭이나 마찬가지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친다. 한국 정부는 이 발언에 대해 즉각 설명하고 접근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외교부는 2018년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 이후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 돈 70억달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자피 차관은 “이란 자금 동결에 관해 효과적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이란이 한국과 관계를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한국 대통령이 최근 핵무기 제조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했는데,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도 이날 테헤란에 있는 한국대사가 최근 한국 대통령의 간섭성 발언에 대해 이란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성명에 따르면 윤 대사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을 하며, 이 발언이 한국과 이란과 또는 아랍에미리트의 관계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의 이날 항의를 서울의 외교부 본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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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란 외무부 성명. 이란 외무부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