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20일 직원 1만2천명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건물 로비에 이 회사 로고가 표시되어 있다. 마운틴뷰/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거대 기술 기업들이 잇따라 정리해고를 발표한 가운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감원 대열에 합류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가 20일(현지시각)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전체 직원의 약 6%인 1만2천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피차이 최고경영자는 지난 2년 동안 빠른 성장세에 발맞춰 규모를 늘렸으나 이제는 “전혀 다른 경제 현실”에 직면했다며 자사의 상품, 인력, 우선 순위 등을 검토해 감원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원 규모는 구글이 1998년 창업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적했다.
알파벳의 대변인은 인력 감축은 검색 서비스인 구글뿐 아니라 다른 자회사에서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자회사가 인원 감축 대상이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알파벳은 이미 해고 대상 직원들에게 통보를 마쳤다. 미국 내 직원들에 대해서는 해고까지 두달의 말미를 주게 되며, 다른 나라의 경우 해당국 법 규정에 맞춰 해고 조건을 결정하게 된다.
알파벳의 감원 발표는 지난 5일 아마존이 1만8천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고 18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1만명을 해고하기로 한 데 이어 나왔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전체 직원 7500여명 중 절반을 해고했으며, 11월 9일에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도 1만1천명의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미국 기술 업계가 감축한 전체 인력이 19만5천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국 거대 기술 기업 가운데 상황이 가장 양호한 편인 애플도 지난해 10월 연구·개발 분야를 뺀 나머지 부문에서 신규 채용을 중단하는 등 경기 침체가 기술 업계 전반의 고용을 위축시키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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