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29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아이오시 집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잔/AFP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아이오시)가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각 종목 연맹에 이들 선수의 출전 금지 권고를 내린 지 약 1년 만이다. 다만 파리올림픽 참가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아이오시는 29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각 종목 연맹이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개인 중립 선수 자격 대회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아이오시는 다만 △개인 중립 선수 자격으로만 참가할 것 △팀 종목은 제외 △전쟁 지지·지원 선수 참가 불가 △군대와 연관이 있는 선수 참가 불가 등 조건을 달았다.
아이오시는 우크라이나 침공 발발 나흘 만인 지난 2월28일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에 대한 출전 금지 권고를 산하 종목 연맹들에 내렸다. 1년 만에 입장이 바뀐 셈이다. 당시 △올림픽 헌장 위반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형평성 문제를 출전 금지 이유로 들었던 아이오시는 이번에는 △특정 국가 여권 소지를 근거로 개인을 차별할 수 없다는 점을 주요한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이번 결정이 모든 종목 연맹에 그대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 각 종목 연맹 판단에 따라 출전 가능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실제 앞서 국제펜싱연맹(FIE)은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복귀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세계육상연맹(WA)은 출전 금지 유지를 결정했다.
관심을 모았던 파리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한 결정은 미뤄졌다. 아이오시는 “이번 권고는 2024 파리여름올림픽이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 참가와는 관련이 없다”라며 “아이오시는 적절한 시기에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유니폼에 ‘Z’ 표시를 하고 시상대에 선 러시아 체조 선수 이반 쿨리악. 해당 표식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를 의미한다. 이반 쿨리악은 당시 함께 시상대에 선 우크라이나 선수 옆에서 이 표식을 달고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타네우시 긱잔 트위터 갈무리.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바딤 구체이트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선수 가운데 70~80%가 군에 속해있다”라며 러시아 선수와 군대를 분리해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에이피>(AP)통신은 이날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20명 이상이 현역 군인이고, 71개 중 45개를 육군 소속 선수가 차지했다”고 전했다.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부 장관은 아이오시 발표에 대해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뺨을 때리는 일”이라며 “전쟁광 러시아가 선전을 위해 국제 경기를 이용하도록 내버려 둔 사람들은 평화와 국제 이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