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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70만명이 마실 물도 없다” 수해에 교전까지…위기의 우크라이나

등록 2023-06-11 10:42수정 2023-06-12 01:07

우크라 남부 고통 이어져…유엔 경고
노바카호우카댐 붕괴로 침수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시에서 9일(현지시각) 한 자원봉사자가 나이 든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헤르손/AP 연합뉴스
노바카호우카댐 붕괴로 침수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시에서 9일(현지시각) 한 자원봉사자가 나이 든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헤르손/AP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각) 새벽 노바카호우카댐 붕괴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등에서 발생한 수해로 주민 70만명이 최악의 어려움에 처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강 수위는 차츰 줄고 있으나 16일에나 정상 수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수해 지역에서 교전까지 벌어져,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수해를 당한 드니프로강 유역에서 70만명 가량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그리피스 사무부총장은 주민들은 식수마저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유엔이 우크라이나 쪽 구호 단체들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지역의 수재민 30만명을 돕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일 현재 러시아 쪽은 유엔의 수해 지역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피스 사무부총장은 교전 지역에 군대가 매설한 지뢰들이 수해 지역으로 쓸려 내려오고 있다며 “앞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지뢰가 발견되는 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드니프로강 하류 쪽 헤르손 지역 곳곳에서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그는 “문제가 잇따라 쏟아지는 형국”이라며 “오늘 당장 주민들의 생존을 돕는 일부터 시작해 주민들에게 내일의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장악한 헤르손주 남부 지역의 행정 최고 책임자 블라미디르 살도는 10일 댐이 있는 노바카호우카 지역의 드니프로강 수위가 지난 6일의 최고 수위보다 3m 정도 떨어졌다며 오는 16일께는 드니프로강이 댐 붕괴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걸로 내다봤다. 그는 노바카호우카 주민 7000명이 수해 지역에서 대피했으며 수위 하락에 따라 쓰레기 수거 등 복구 작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루슬란 스트릴레츠 우크라이나 환경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댐 건설로 상류에 형성된 카호우카 저수지 저수량의 62% 가량인 12.24㎦가 이미 하류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수해로 국립공원들의 30%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피해 규모가 이미 550억흐리우냐(약 1조9300억원)에 달한 걸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드니프로강과 흑해가 만나는 하류 삼각주에 위치한 도시 올레시키는 여전히 도시의 90%가 물에 잠긴 상태라고 예우헨 리시추크 시장이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밤부터 수위가 낮아지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 도시는 현재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러시아 여권을 소지한 사람들만 구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현재 독일에 머물면서 이 지역의 친척들과 접촉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 빅토리아 미로노바바카는 “러시아 군인들이 배를 타고 수해 지역에 도착했으나 러시아 여권 소지자만 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해 지역 주변에서 폭격까지 벌어지면서 주민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니프로강 북서쪽 강변에 위치한 도시인 헤르손을 러시아군이 폭격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자신들이 통제하는 헤르손주 남부를 공격했다고 맞받았다. 드니프로강의 북서쪽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남동쪽에는 러시아군이 주둔한 가운데 강을 사이에 두고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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