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이 11일 레바논 남부 크파르슈바 마을 인근 국경에서 메르카바 전차 위에 앉아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무기 수요가 증가하자 이스라엘이 50년 전 개발한 전차를 첫 수출하는 등 무기 수출 특수를 누리고 있다.
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산수출국(SIBAT)은 자국 주력 전차 ‘메르카바’의 첫 수출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야이르 쿨라스 방산수출국 국장은 이날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며 부족한 무기를 채워 넣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무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그 덕에 우리는 이전 세대의 전차인 메르카바를 비롯해 기존에 팔리지 않던 무기까지 판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메르카바 전차 판매를 위해 2개 국가와 개별 접촉을 하고 있으며, 1개 국가는 유럽”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카바 전차는 1973년 4차 중동전쟁의 격전지인 수에즈에서 이집트에 참패하자 이스라엘이 해외 기술을 도입해 이듬해 처음 개발한 무기로, 이스라엘군은 1979년에 이 전차를 첫 공식 도입했다. 메르카바 전차 판매는 이스라엘 주요 전투 차량의 첫 수출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외교적 지원을 제공해왔지만 무기는 제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웃 국가 시리아와의 긴장관계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유지하며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았다. 시리아에서 영향력이 큰 러시아와 소통 채널을 유지할 필요성을 염두에 두고 우크라이나에 적극적 지원을 주저한 것이다.
한편,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고 싶다면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무기가 곧 남지 않게 될 것이라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가 반격 작전 중 서방이 제공한 장비 최대 30%를 손실했다”면서 “서방이 재고 고갈에 시달릴 것이며 그나마 재고가 남아있는 이스라엘과 한국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