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미얀마 양군에서 압수된 마약을 불태우고 있다. 양군/AP 연합뉴스
대표적인 마약인 코카인 생산량이 지난 2021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코카인 사용이 미국과 서유럽 등에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으로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각) 공개한 ‘세계 마약 보고서 2023’에서 2021년 전세계 마약 투약자를 15~64살 인구 17명당 한명꼴인 2억9600만명으로 추산했다고 <데페아>(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2011년 2억4천만명에서 10년 만에 23.3% 증가한 것이다. 이런 증가세의 절반 정도는 인구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마약류는 대마초로, 세계 성인 인구의 4.3%인 2억1900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암페타민 사용자가 3600만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코카인과 ‘엑스터시’로 알려진 메틸렌디옥시메스암페타민 사용자도 각각 2200만명과 2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카인 생산량은 2021년 2304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아프리카, 아시아 등 그동안 코카인 사용자가 많지 않던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코카인 시장이 여전히 아메리카 대륙과 서부·중부 유럽에 집중되어 있지만, 아프리카, 아시아, 남동부 유럽에서도 아주 빠르게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또한 사용 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여전히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북아메리카에서 유통되다가 압수되는 메스암페타민이 전체 압수 물량의 90%를 차지하지만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도 점차로 유통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메스암페타민과 펜타닐 같은 합성 마약은 만들기 쉽고 값도 싸서 최근 빠르게 확신되고 있으나, 코카인이나 아편과 달리 특정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지 않고 생산 주기도 따로 없어 단속이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편의 주요 생산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지배 이후 아편 생산량이 줄었지만, 대신 메스암페타민 제조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의 침공 이후 합성 마약 제조와 밀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사용과 관련된 전세계 사망자 수는 2019년 50만명으로 10년 전보다 17.5% 늘었으며,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시(C)형 간염 감염에 따른 간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진 이들은 전체 사망자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