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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전 러시아군 전사자 4만7천명 달할 듯…공식 발표 8배

등록 2023-07-11 13:10수정 2023-07-12 02:32

러시아 독립언론 분석 결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러시아 군인의 어머니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 있는 묘지에 자신의 아들을 기리기 위해 심은 나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세바스토폴/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러시아 군인의 어머니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 있는 묘지에 자신의 아들을 기리기 위해 심은 나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세바스토폴/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1년 3개월 동안 전투에서 숨진 러시아 군인이 4만7천여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독립 언론 <메디아조나>와 <메두자>는 10일(현지시각) 러시아의 공식 상속 기록 자료를 바탕으로 러시아 젊은 남성 중 초과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27일까지 숨진 50살 이하 군인이 4만7천명(4만~5만5천명) 수준으로 추산됐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독일의 튀빙겐대학 데이터 과학자들과 협업을 통해 이런 추산치를 내놨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두 매체의 추산치는 지난해 9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밝힌 전사자 수 5937명의 약 8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 <메디아조나>가 영국 <비비시>(BBC) 방송 러시아어 서비스와 함께 언론 보도 등의 공개 자료를 추적해 집계한 전사자 수(지난달 말 현재 2만6801명)보다도 2만명 이상 많다.

두 기관은 유산을 상속한 사람이 재산을 등록한 기록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젊은 남성과 관련된 상속 신고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예년의 상속 건수 등 다른 자료들과 비교 분석해, 지난해에만 약 2만5천명이 전쟁터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올해 들어 지난 5월27일까지 추가 전사자는 2만2천명 수준으로 봤다. 올해 전사자 추정치는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추정한 지난해 12월 이후 전사자 규모와 거의 같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두 매체는 큰 부상을 당해 제대한 군인까지 더하면, 1년3개월 동안 러시아군의 전체 병력 손실 규모는 12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계 분리독립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소속 군인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어서, 전체 러시아쪽 전사자와 부상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아조나>의 편집자 드미트리 트레샤닌은 “<메두자>와의 협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감추려고 애쓰는 ‘숨겨진’ 사망자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정규군 외에 바그너그룹 같은 민간 기업 소속 병력까지 전쟁에 참가하고 있어 러시아 국방부의 자료라고 해도 온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 누적 전사자를 지난 2월까지 4만~6만명 수준으로 봤고, 미국 국방정보국은 전쟁 첫해에만 3만5천~4만3천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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