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각) 무르만스크의 북방함대 드론훈련센터에서 ‘드론 건' 훈련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병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강력 범죄자들을 용병으로 뽑아 최전선에 투입할 뿐만 아니라 ‘드론 건’ 훈련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살인자 등 강력 범죄자들을 우크라이나 전쟁 용병으로 모집해 전쟁에 참전시키고 죄를 사면해주는 것에 대해 국제적인 비판 여론이 일자, 러시아 정부가 “용병들은 피로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10일(현지 시각) 아에프페(AFP)와 데페아(DPA) 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범죄자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됐다 사면된 것과 관련해 “중범죄자를 포함한 죄수들은 전장에서 피로 범죄에 대해 속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자 블라디슬라프 카뉴스는 전 여자친구에게 111건의 상처를 입히고 살해를 한 죄로 지난 2021년 17년 형을 받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가 이후 사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카뉴스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죄수들이 총알과 포탄 아래에서 피로 속죄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용병 모집 방법을 옹호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병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강력 범죄자들을 용병으로 뽑아 최전선에 투입해왔다. 특히 사망한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의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간 복무하면 사면하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각지 교정시설에서 흉악범들을 모집한 바 있다.
러시아의 재소자 단체 ‘철창 뒤의 러시아’의 올가 로마노바 대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하기 위해 범죄자 10만명을 모집했다고 추정했다. 참전하는 대가로 사면을 약속받은 러시아 범죄자들 일부는 심각한 성범죄나 연쇄살인 등을 저지른 중범죄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 복무 후 사면된 죄수들이 사회에 복귀해 다시 심각한 살인을 저지른 사례도 여러 차례 보도됐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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