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도쿄/AP 연합뉴스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보수·우익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회고록이 내달 8일 출간된다. 아베 전 총리가 생전에 돌아본 7년 9개월에 걸친 정권 운영과 외교 관계의 뒷이야기 등에 대한 육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30일 “아베 전 총리의 퇴임 뒤인 2020년 10월부터 약 1년 동안 18차례 36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용이 회고록에 실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 특별편집위원과 논설부위원장이 책을 썼고, 기타무라 시게루 전 국가안전보장국장이 감수했다.
회고록은 애초 아베 전 총리가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회장으로 취임했을 무렵인 지난해 초 발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가 민감한 내용이 많다며 연기를 요청해 미뤄졌다. 지난해 7월8일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거리 유세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당해 숨을 거둔 뒤, 부인 아키에의 동의를 얻어 내달 출간이 결정됐다.
회고록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외국 정상들의 이야기가 대거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호전적으로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군사행동에 소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를 북한이 알면 (북에 대한) 압력이 될 수 없어 미 행정부와 이를 감추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일화도 밝혔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정권 운영의 주요 고비 때 심경도 솔직히 술회했다. 2014년 11월 중의원 해산과 관련해 “증세론자를 침묵시키기 위해 해산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세율 인상(당시 5%→8%)을 둘러싼 재무성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재무성의 힘은 강력하다. 자신들의 뜻을 따르지 않는 정권은 아무렇지 않게 쓰러뜨리려고 한다”고 경계감을 보이기도 했다.
회고록의 부재는 ‘알려지지 않은 재상의 고독·결단·암투’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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