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간 기시다 “우크라 평화 올 때까지 지원”…중-러 회담 맞불

젤렌스키 5월 G7 히로시마 정상회의 온라인 참여

기시다 후미오(사진 왼쪽) 일본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올 때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총리 관저 누리집 갈무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올 때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은 오래된 친구”라며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 우크라이나의 아름다운 대지에 평화가 올 때까지 일본이 함께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금을 통해 살상능력이 없는 장비 3천만 달러(약 390억원) 상당을 제공하고, 에너지 분야 등에 새로 4억7천만 달러(약 6100억원)를 무상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다. 키이우와 부차를 방문해 참극을 직접 보고 이를 다시 강하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주요 7개국 히로시마 정상회의 전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고 일본의 변함없는 연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적극 화답했다. 그는 “일본은 국제질서의 수호자이자, 우크라이나의 오랜 친구다. 기시다 총리의 방문이 이뤄져 매우 기쁘다”며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 등을 담은 평화안을 지지해 줄 것을 중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온라인 회담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그널은 받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특별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며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위한 조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만남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스크바 회담과 같은 날 이뤄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시점에 키이우에 방문한 것은 중국의 외교에 맞서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20일 인도를 방문한 뒤 바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도쿄로 돌아오는 대신 사전 공지 없이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이로써 주요 7개국 정상들이 모두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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